diff --git a/blog/ui/mdx/components.test.tsx b/blog/ui/mdx/components.test.tsx index 975fc5d..336a93e 100644 --- a/blog/ui/mdx/components.test.tsx +++ b/blog/ui/mdx/components.test.tsx @@ -61,4 +61,18 @@ describe('getMDXComponents', () => { 'text-[var(--color-text-primary)]' ); }); + + it('keeps an explicit MDX image width on its wrapper', () => { + const { img: Image } = getMDXComponents({}); + + if (!Image) { + throw new Error('Expected image component to be defined'); + } + + const { container } = render( + 예시 이미지 + ); + + expect(container.firstElementChild).toHaveStyle({ width: '25%' }); + }); }); diff --git a/blog/ui/mdx/components.tsx b/blog/ui/mdx/components.tsx index 55f7c9b..9e6a563 100644 --- a/blog/ui/mdx/components.tsx +++ b/blog/ui/mdx/components.tsx @@ -80,7 +80,10 @@ export function getMDXComponents(components: MDXComponents): MDXComponents { if (!props.src) return null; return ( - + {props.alt 실제 시연 영상은 [F 학점 피하기](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rmhEp_lJbNA)에서 볼 수 있다. diff --git "a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index.mdx" "b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index.mdx" new file mode 100644 index 0000000..a56c2d3 --- /dev/null +++ "b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index.mdx" @@ -0,0 +1,159 @@ +# 성숙해 보이는 사람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+ +유니콘 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이직하기 위해 기술 공부에 몰두하던 시기가 있었다. +더 좋은 코드를 만들고, 더 어려운 문제를 풀고, 이력서에 남길 경험을 쌓는 일. +이직을 준비하는 개발자에게는 꽤 명확한 방향처럼 보였다. + +그런데 주변에서 이직한 사람들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. +기술력이 좋아 보이는 것과 별개로, 그들은 대체로 성숙해 보였다. + +그 성숙함은 스펙이나 회사 이름에서만 느껴지지 않았다. 목소리는 대체로 중저음이고 +안정적이었다. 듣는 사람을 급하게 만들지 않는 말투였다. 회의에서는 자기 일과 직접 +관련 없는 이야기에도 관심을 보였다. 당장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도울 +부분이 있는지 찾으려 했다. + +![달빛 아래 밤바다를 바라보는 두 원창작 생명체](/images/posts/성숙해-보이는-사람은-무엇을-알고-있을까/moonlit-creature-coast.png) + +질문하는 방식도 기억에 남는다. 상대가 오해할까 봐 “순수한 궁금증인데요”라고 먼저 +말하는 사람을 봤다. 질문 내용만큼 상대가 받아들이는 감정까지 신경 쓰는 태도였다. +누가 갑자기 “어떤 일을 해오셨어요?”라고 물어도 버튼을 누른 것처럼 자기 이야기가 +나올 것 같은 사람도 있었다. + +조금 가볍게 말하면, 흔히 말하는 “안정형 남친 혹은 여친” 같은 느낌이었다. + +그때부터 계속 생각했다. + +> 성숙하다는 건 뭘까. +>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뭘까. +> 호감을 받는 사람과 신뢰를 받는 사람은 같은 사람일까. +> 저 사람들은 무엇을 알고 있어서 저렇게 안정적으로 보일까. + +## 기술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감각 + +이 질문은 처음에는 꽤 현실적이었다.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. 사람들 앞에서 +내 생각을 정리해 말하고,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질문하고, 필요할 때 도움을 +줄 수 있는 사람. 기술을 잘하는 것과 별개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. + +반대로 나는 말하는 자리에서 자신감이 부족했다. 더 좋은 곳으로 가고 싶고 더 큰 일을 +하고 싶다는 목표는 분명했다. 그런데 회의나 발표처럼 사람들이 나를 평가할 수 있다는 생각에 +얼굴이 빨개지기도했다. 호흡은 뜨고,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는 스스로 들어도 +마음에 들지 않았다. 말의 구조가 잡히지 않아 문장을 길게 늘여 말했고, 내가 한 말을 +듣는 사람이 다시 정리해서 되묻는 일도 있었다. + +자존감은 높은데 자신감은 바닥인 상태였다. + +성숙해 보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부러움과 불안이 함께 왔다. 저 사람들처럼 되려면 +기술만 공부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.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말하는 방식, 삶을 +바라보는 기준도 같이 배워야 하는 것 아닐까. + +그 질문이 인문학으로 이어졌다. + +## 인문학에서 찾은 두 가지 기준 + +처음 읽은 책 중 하나는 데일 카네기의 《인간관계론》이었다. 그 책에서 오래 남은 +단어는 ‘관심’이었다. 사람을 설득하거나 호감을 얻기 위한 기술보다 먼저, 상대 자체에 +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일.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,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, 무엇을 +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고 싶어 하는 태도 말이다. + +그다음 《명상록》을 읽으며 또 다른 기준을 얻었다. 통제 가능한 것과 통제할 수 없는 +것을 구분하는 힘이다. + +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. 회의에서 모두가 내 말을 +좋아하게 만들 수도 없다. 하지만 내가 호흡을 어떻게 준비할지, 어떤 문장으로 말할지, +상대의 말을 얼마나 잘 들을지, 내 생각을 얼마나 성실하게 정리할지는 어느 정도 내가 +통제할 수 있다. + +두 기준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. + +- 관심: 상대를 빨리 판단하기보다 더 알고 싶어 하는 태도 +- 통제의 구분: 바꿀 수 없는 평가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준비에 집중하는 태도 + +이후 유튜브에서는 인문학과 성숙에 관한 영상을 자주 찾아봤다. 그러다 알고리즘이 나에게 세계문학을 +추천하는 한 영상까지 데려다주었다. 그 영상은 유명한 책을 많이 읽는 일이 세계문학의 +가치는 아니라고 말했다. 사람은 평생 말하고, 듣고, 쓰며 살아간다. 문학을 읽으면 +“이런 표현도 가능하구나”를 발견하고, 한 작가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를 따라가며 +문장과 함께 사고도 깊어진다는 이야기였다. + +그 말이 오래 남았다. + +나는 원래 말하기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. 생각을 정리해 전달하는 일에도 자신이 +없었다. 그래서 문학은 나와 먼 고전의 세계가 아니라, 평생 해야 할 말하기, 듣기, 쓰기를 +더 잘하기 위한 공부처럼 보이기 시작했다. + +## 읽는 속도보다 멈추는 시간 + +세계문학에 관심을 가진 채 서점에 갔던 날도 기억난다. 처음에는 오래된 고전들이 +너무 멀게 느껴져 손이 잘 가지 않았다. 그러다 심리학 코너에 표지에 이끌려 《다크심리학》 책을 구매해서 읽게되었다. +책 내용 중간 중간 《군주론》이 자주 언급되어서 궁금해졌다. + +그 호기심을 시작으로 서점에 갈 기회가 생겼을때 《군주론》의 표지를 표니 명문대에서 필수 교양 서적으로 지정되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. +눈을 돌려보니 《명상록》, 《자유론》도 필수 교양 서적이라고 했다. 즉시 읽기 시작하며 곧 알게 됐다. +이 책들은 빨리 읽고 덮는 책이 아니었다. + +한 번에 많이 읽는 것보다 소수의 페이지를 천천히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 더 중요했다. +어떤 문장을 읽고 “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?”라고 멈추게 되는 책들. +다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책이 아니라, 오래 곁에 두고 계속 다시 열어야 하는 책들이었다. + +인문학이 답을 주지는 않는다. 대신 질문을 오래 붙잡게 한다. 누군가의 행동을 보며 +성격으로 빨리 결론내리기 전에, 그 사람은 어떤 조건 속에서 그런 선택을 했을지 +생각하게 한다. 내 불안을 실패의 증거로 단정하기 전에, 지금 내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+것이 무엇인지 묻게 한다. + +## 말하기는 읽는 일과 별개로 훈련했다 + +인문학을 통해 말하기가 저절로 좋아진 것은 아니다. 이 부분은 분명히 구분하고 싶다. +말하기는 훈련했다. + +정흥수의 《말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소원이 없겠다》를 읽으며 연습을 시작했다. +복식호흡으로 발성하는 방식. 입술과 턱, 혀의 위치를 의식하며 발음하는 연습. +긴 문장 하나를 힘겹게 말하려 하기보다 짧은 문장 여러 개로 핵심을 전달하는 방식. + +최근 2주 동안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최소 20분씩 연습했다. 회의에서 달라진 점을 +조금씩 체감하고 있다. 예전에는 말하기 전에 평가받을 생각부터 했다. 그러니 호흡은 +불안정해지고 머릿속 문장은 엉켰다. 말한 뒤에는 상대가 다시 정리해주거나 되물어야 +하는 일도 있었다. + +최근에는 그 과정이 줄었다. 상대가 한 번에 핵심을 이해하는 순간이 늘었다. 아직 +완성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. 다만 말하는 일을 피하지 않고 훈련할 수 있다는 감각이 +생겼다. + +여기서 인문학과 훈련은 다른 역할을 했다. 훈련은 실제 말하기를 바꿨다. 인문학은 +왜 그렇게 말하고 싶은지,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붙잡게 했다. + +## 관심은 관계를 넓힌다 + +회사에서 함께 일하다 보면 업무 이야기만으로도 대화가 이어지는 관계가 있다. 필요한 +정보를 나누고, 같은 문제를 해결하며, 서로의 역할을 이해한다.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+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어렵다. + +그러다 《인간관계론》에서 읽은 ‘관심’을 실제로 옮겨보기 시작했다. 결론이나 조언을 +서두르기보다,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조금 더 +물어보려고 했다. + +그 질문들은 대화를 길게 이어가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다. 업무 관계에만 머물던 대화가 +한 사람의 생각과 삶을 알아가는 대화로 넓어질 수 있다는 감각을 얻었다. + +관심은 말을 잘하는 기술보다 먼저 필요한 태도일 수 있다. 내가 하고 싶은 말을 +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일도 중요하다. 하지만 상대를 궁금해하지 않으면 대화는 결국 +내 이야기의 확장에 머문다. + +## 쉽게 결론내리지 않는 연습 + +인문학이 내게 준 것은 누군가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아니다. 오히려 쉽게 결론내리지 +않는 태도에 가깝다. + +- 사람의 말투나 표정만 보고 성격을 단정하지 않는 것 +- 상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물어보는 것 +- 통제할 수 없는 평가에 매달리기보다 준비와 호흡과 문장을 다듬는 것 +- 좋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 관심을 가지고 잘 듣는 사람이 되는 것 + +그래서 인문학을 공부한다. + +성숙해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다.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법을 배우고, 내 +생각을 안정적으로 말하는 법을 배우고,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덜 흔들리는 사람이 되고 +싶어서 읽는다. + +아직 내가 성숙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. 다만 예전보다 사람을 조금 더 오래 +듣고, 회의에서 한 번 더 차분히 말하고,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연습하게 됐다. + +지금의 나에게 인문학은 교양이 아니라, 그렇게 살아가기 위한 훈련이다. diff --git "a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meta.json" "b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meta.json" new file mode 100644 index 0000000..9daf341 --- /dev/null +++ "b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meta.json" @@ -0,0 +1,11 @@ +{ + "title": "성숙해 보이는 사람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", + "slug": "what-mature-people-know", + "description": "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기술을 공부하던 시기,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인문학을 읽기 시작한 이유와 그 뒤의 작은 변화를 기록한다.", + "date": "2026-08-13", + "category": "Life", + "contentType": "essay", + "image": "/images/posts/성숙해-보이는-사람은-무엇을-알고-있을까/moonlit-creature-coast.png", + "visibility": "public", + "tags": ["인문학", "성숙", "커뮤니케이션", "관계", "성장"] +} diff --git "a/public/images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moonlit-creature-coast.png" "b/public/images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moonlit-creature-coast.png" new file mode 100644 index 0000000..702a291 Binary files /dev/null and "b/public/images/posts/\354\204\261\354\210\231\355\225\264-\353\263\264\354\235\264\353\212\224-\354\202\254\353\236\214\354\235\200-\353\254\264\354\227\207\354\235\204-\354\225\214\352\263\240-\354\236\210\354\235\204\352\271\214/moonlit-creature-coast.png" differ